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는 경이로운 우주와 자연 앞에서는 티끌이다. 그런데 인간은 놀랍게도 그 자연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있다.
물리학이라는 학문은 경이롭지만 일반인들은 넘지 못할 거대한 벽이다. 그런데 이 책은 놀랍게도 물리학을 쉽게 설명한다. 더불어 과학이 현대 사회에서 가지는 의의를 지적하고, 세계-특히 한국-의 "과학(물질) 만능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일반인 가진 과학과 기술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는다.
그러나 본질은 물리학에 대한 설명이다. 물리학의 발전 역사와 더불어 그 내용을 정말 놀랍게 쉽게 설명한다.
대칭은 이 책에서 다루는 모든 설명 중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어 현대 물리학은 '대칭성'을 찾으며 발전한 학문 처럼 보인다.
물리 법칙은 장소에 상관없이 일정해야 하는 자리 옮김 대칭, 방향에 상관없이 일정해야 하는 돌림 대칭, 전하 켤레 대칭(C), 홀짝성 대치(거울 대칭, P), 시간 지남 대칭(T)은 일반적인 상식만 있어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아쉽게도 고전역학,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에 대한 설명은 그 이론 자체가 가진 난이도 때문에 어렵다. 이런 이론 자체는 여기서 이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실제로 저런 이론을 책 한권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도 더 없는 욕심일 것이다.
다른 책으로 뉴튼 역학과 라그랑지안 및 헤밀토니안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면 쉽게 읽히겠지만, 굳이 당장 이해하지 말고 뒤에 이해해도 책의 흐름상 문제는 없어 보인다.
물리학에 고전 역학/상대성 이론/양자 역학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혼돈과 엔트로피 그리고 복잡계 현상이다.
전자의 설명을 보면, "와, 이런 것을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천재다!" 라는 느낌이라면, 후자의 설명을 보면 "와, 정말 자연은 경이롭구나!"를 느낀다.
혼돈을 보면 불안정성이 자연의 성질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약간 더 나가면 과연 과학의 "무기"인 수학을 인간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에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 나름대로 탐구하고픈 미지다.
자연을 바라보는 미시적 관점(결정론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통계적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면, 과학이 조금 더 친숙해진다. 복잡계 현상을 보면 생명과 진화의 경이로움이 보인다.
이 모든 것을 경이롭게도 한권에 책에 담아 두었다.
사실, 나는 이책을 3번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재미있다고 느꼈지만 뭐가 뭔지 알 지 못했다. 두번째는 내가 알고 있던 물리 지식과 비교했을 때, 정말 잘 쓴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번째 읽었을 때, 이 책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을 그때서야 이해했고, 그때 자연은 경이롭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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